이제 겨우 열세 살. 재미 삼아 기타를 손에 잡은 지 3년 만에 한 소년이 한국을 넘어 저 멀리 오스트리아의 토마스 리브(Thomas Leeb)와 영국의 마틴 테일러(Martin Taylor),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스의 멤버 존 레넌(John Ono Lennon)의 미망인인 오노 요코를 깜짝 놀라게 했다. 동영상이긴 했으나 그의 연주를 접한 이들은 한결같이 탄성을 질렀다. "대단해!"
자기 몸뚱어리만 한 기타로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이 소년의 이름은 정성하. 어느새 그의 이름 앞에는 '기타 신동', '한국의 어거스트 러쉬'라는 수식어가 당연스레 따라붙지만 실제 그는 "정성하입니다"라는 말도 한참을 망설이는, 수줍은 초등학교 6학년생일 뿐이다.
순수하고 직관적인 곡 해석 능력과 소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깊고 풍부한 감성으로 짚어내는 그의 음악에 나 또한 매료됐다. 그와 관련된 기사를 썼던 것이 계기가 되긴 했으나 어느 깊은 밤, 우연히 그의 블로그에서 들은 'Trilogie'가 자꾸만 귓가에 맴돌아 그의 학교로 무작정 전화를 걸었던 것이 이번 인터뷰의 시작이었다.
소년, '기타'를 만나다
꽤 당혹스러운 요구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가 재학 중인 초등학교에선 익숙하다는 듯 부모님의 연락처를 알려줬다. 그렇게 생각보다 쉽게 아버지 정우창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하필이면 정군이 시험기간인 데다 서울은 내달에야 공연이 있어 올라올 예정이라니 이대로 그와의 인터뷰가 무산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정군의 동의하에 몇 번의 전화통화와 이메일로 질문지와 답변지를 주고받는 사이, 그는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내게 자신을 내보이기 시작했다.
- 많은 사람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정군이 기타를 연주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어요.
"저도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에요. (웃음) 3년 전, 그러니까 제가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때 아빠가 즐겨 연주하시던 기타를 따라치겠다며 가르쳐 달라고 졸랐던 게 시작이었어요. 그때 기타를 치는 아빠의 모습이 마냥 멋있어 보였거든요. 처음엔 그런 겉으로 보이는 모습 때문에 기타를 배우겠다고 했던 것 같아요."
- 그랬군요. 혹시 아버지가 전문 뮤지션이신가요?
"아뇨. 아빠도 그냥 취미로 연주하시는 거예요."
- 어린 나이에 자기 덩치만 한 기타를 연주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처음 기타를 배울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솔직히 말하면 모든 게 어려웠어요. 기타가 저보다 커서 자세를 잡기도 어려웠고, 손이 작아서 기타 줄을 누르는 것도 아프고 힘들었죠."
- 열 살이면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할 법한 나이인데, 그렇게 힘들어도 기타를 계속 배운 이유가 궁금해요.
"손이 아픈 것보다 기타라는 악기에서 나는 소리가 제겐 진짜 신기했어요. 제 손놀림에 따라 음이 달라지는 게 재미있고 즐거웠거든요. 열심히 연습해서 한 곡씩 연주할 수 있게 될 때마다 성취감 같은 것도 컸고요. 한 곡을 마스터하면 또 연주하고 싶은 곡이 생기고, 그게 끝나면 또 욕심이 나고, 그러다 보니 기타를 놓을 수 없었어요. 지금도 연주해보고 싶은 곡이 정말 많아요."
- 그렇다면 정군이 생각하는 기타라는 악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음…기쁨이면 기쁨, 슬픔이면 슬픔, 기타는 제가 느낀 감정만큼 표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거 같아요."
- 기타를 독학으로 배웠다고 들었어요.
"처음엔 아빠가 악기의 특징이나 연주 방법에 대해 기본적인 것들을 가르쳐 주셨는데, 나중엔 들은 대로 연습하는 양이 더 많아졌어요. 악보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연주를 듣고 나서 박자와 음정을 기억해 직접 악보를 만들어 연습하는 거죠."
- 그 작은 손으로 핑거스타일(손가락만으로 줄을 뜯어서 연주하는 기타 주법)을 고집하는 이유가 뭔가요?
"클래식은 너무 지루하고 그냥 반주만 하는 건 재미없고, 그런데 핑거스타일은 감각적이고 연주하는 것 자체가 정말 신나고 즐거워요. 제가 기타에 흥미를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핑거스타일이 주는 기교적인 재미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섬세한 곡의 느낌도 살릴 수 있고요. 제가 하고 싶은, 가장 이상적인 스타일이죠."
- 하루에 기타를 연습하는 시간은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해요.
"보통 1~3시간 정도 기타를 연습하는 것 같아요."
- 아직 학생인데 주로 언제 기타를 연습하는 건가요?
"아무래도 지금은 학교생활이 더 중요하니까 과제나 학교 공부, 영어 공부를 마치고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연습해요. 바쁠 때는 기타를 잡아보지도 못하는 날도 있고요."
- 어린 나이 탓에 꾸준한 연습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기타 연습을 하기 싫을 땐 어떻게 극복하나요?
"글쎄요, 지금까지 기타를 연습하는 게 싫었던 적은 없었던 거 같아요. 가끔 실력이 늘지 않아 속상할 때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빨리 새로운 곡을 연습하고 싶어 안달이죠. 간혹 과제가 많거나 영어 공부가 늦게 끝나서 피곤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땐 그냥 기타를 치지 않아요. 누가 저더러 연습하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니까요. 억지로 기타를 잡는 일은 없어요."
- 기타를 연습하지 않는 시간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해요.
"저도 제 또래 친구들이랑 똑같아요. 당연히 친구들이랑 노는 게 가장 신나죠. 하지만 학교 공부와 영어 공부에 기타 연습까지, 사실 놀 시간이 별로 없긴 해요."
- 또래 친구들처럼 정군도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거나 대중가요를 즐겨 듣는 편인가요?
"(잠시 망설이다) 가끔 친구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어본 적은 있지만 국내 가요들은 진짜 거의 몰라요. 기타 연습 때문에 외국곡들을 위주로 많이 듣다 보니 한국의 대중가요나 가수들은 많이 접해보질 못했어요. 아마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소년, 스타가 되다
인터넷상에서 '블루씨(Blue Sea)'로 통하는 그는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개인 블로그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동영상 커뮤니티 '유튜브(YouTube)'도 그의 존재를 알리는데 한몫했다. 물론 연주 동영상을 올리고 각종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건 부모님의 몫이지만, 이 공간을 통해 그는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한 자신의 팬들과 소통하고 음악적 공감대를 쌓아나가고 있다. 그의 팬들은 한국의 네티즌뿐 아니라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재외동포, 때론 언어도 피부색도 전혀 다른 이들까지 포함할 만큼 광범위하다.
지난 5월엔 인기 예능프로그램 SBS '스타킹'에도 출연해 '기타 신동', '한국의 어거스트 러쉬'라는 애칭도 얻었다. 단순히 어린 아이의 귀여운 재능 정도로만 생각했던 그의 연주에 결국 전문가들도 혀를 내둘렀다. 하루에도 수십 명의 네티즌들이 그의 연주를 듣고자 블로그를 찾고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엔 그의 동영상이 퍼지기 시작했다. 유튜브의 채널 조회 수만 30일 현재 133만에 이른다. 그야말로 '스타'다.
<정성하의 블로그>
- 개인 블로그 제목이 '블루씨의 블로그'에요. '블루씨'라는 닉네임은 무엇을 뜻하는 건가요?
"제가 바다를 정말 좋아해요. 블로그를 관리할 때 제 닉네임 앞에 붙는 개인 이모티콘도 푸른 바다를 헤엄치는 돌고래의 모습을 표현한 건데, 저랑 잘 어울리지 않나요? (웃음)"
- 블로그는 본인이 관리하는 건가요? 초등학생이 운영한다고 하기엔 전문적인 자료들도 꽤 많던걸요.
"맞아요, 제가 관리한다면 그만큼 못했을 거예요. 아빠가 제 연주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거나 녹음해주시는 역할을 하는데, 그걸 블로그에 올려주시는 것도 아빠 몫이에요. 전 어쩌다 가끔 들어가 보는 정도인데 댓글을 확인하거나 달 시간도 거의 없어요. 그러니까 악플이 달려도 전 잘 몰라요, 하하하."
- 그렇군요. 블로그 덕분에 네티즌들 사이에서 조금씩 알려지긴 했지만, 그래도 TV프로그램인 '스타킹' 출연 이후 더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시죠?
"네, '스타킹'에 출연하고서 많은 분이 절 알아봐 주시긴 해요. 유튜브에서도 '스타킹'을 보고 절 알게 됐다고 하시는 교포분들도 의외로 많았고요. 저도 신기하더라고요."
<'스타킹'에 출연했을 당시의 정성하>
- 당시 '기타 신동', '한국의 어거스트 러쉬'라며 정군의 출연이 대단한 화제였어요. 이런 말들을 들을 때 기분이 어떤지 궁금해요.
"솔직히 그런 말들이 듣기 싫지는 않죠. 하지만 그런 말보다 저는 한 명의 기타리스트로 인정받고 싶어요. 물론 아직 제가 그럴 만한 실력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연습하고 갈고 닦아서 진짜 기타리스트로 무대에, 관객들 앞에 서고 싶어요."
- 그런 주위의 평가들이 어린 나이에 심적으로 부담도 될 것 같아요.
"'신동'이라는 말은 저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제 이름 앞에 '신동'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사람들도 무언가 특별한 기술을 저에게 바라는 것 같아 조금은 부담되는 게 솔직한 제 심정이에요."
- 방송을 보며 느낀 거지만 실제론 굉장히 수줍은 성격일 것 같아요.
"네, 사실 '스타킹' 이후 많은 방송에서 섭외 요청이 들어왔다고 하는데 제가 말을 잘하는 편도 아니고 낯가림도 심해서 가능한 방송 출연을 안 하려고 해요. 전 그냥 연주하는 모습만 보여드리려고요. 기자님이 동영상 인사말을 요청하셨는데, 그것도 창피해서 못하겠더라고요. 이해해 주세요."
- 그럼요. 지금까지 블로그나 유튜브에 공개된 연주 동영상들을 보면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곡보다 서정적인 멜로디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맞아요. 개인적으로 서정적인 분위기의 곡을 더 좋아해요. 물론 밝은 곡도 좋아하고 실제로 연주한 곡도 많지만 어떤 음악을 듣고 연주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건 거의 그런 분위기더라고요."
<정성하의 몸에 맞춰 제작된 기타>
- 정군의 연주를 듣고 기타를 후원해주는 회사도 생겼다고 들었어요.
"셀마기타라고, 약 2년 전부터 절 후원해주는 회사가 있어요. 셀마기타 제작자분이 제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몸에 맞지 않은 어른용 기타를 사용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저에게 맞는 기타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연락을 하신 거예요. 국내에선 유일하게 기타를 혼자서 수작업을 통해 제작하는 브랜드인데, 그 이후로 제 몸에 꼭 맞는 기타를 만들어 주고 계세요. 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 기타도 셀마기타인데 제 몸에 꼭 맞으니 연주하기도 훨씬 편하고 소리도 참 좋아요."
- 혹시 기타 외에 매력적으로 느꼈던 악기가 있는지 궁금해요.
"드럼요! 요즘 드럼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일단 보기에 신나 보이잖아요. 왠지 드럼을 연주하면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요."
- 최근에는 작곡도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따로 수업을 받은 건가요?
"아뇨, 작곡도 아직 체계적으로 배운 적은 없어요. 멜로디가 떠오르면 그냥 만들어보는 수준인데 앞으로 꼭 배워보고 싶은 분야에요."
- 지금까지 작곡한 곡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최근에 작곡한 '야간비행(Night Fligh)'이라는 곡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들어요. 제 블로그에 직접 연주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도 공개했는데 주변 반응도 좋은 것 같고요."
- 저도 동영상을 봤는데 직접 작곡한 곡이라 그런지 연주하는 느낌이 참 독특했어요. '야간비행'은 어디에서 영감을 얻은 건가요?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을 읽다가 갑자기 떠오른 멜로디가 있어 바로 연주해본 거예요.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곡인데, 사실 책하고는 별 연관이 없어요. (웃음)"
소년, 한국을 넘다
"방금 당신의 'All You Need is Love' 연주를 봤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존 레넌이 당신의 연주를 들었다면 행복해 했을 것이다."
설치미술가이자 존 레넌의 미망인인 오노 요코가 정성하의 동영상을 보고 직접 단 댓글이다. 이전에도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토마스 리브가 자신의 곡을 연주한 그의 동영상을 보고 먼저 메일을 보내 남다른 관심을 나타내는가 하면, 대영훈장을 받은 유일한 재즈 기타리스트 마틴 테일러도 "훌륭한 기타리스트"라는 호평을 전해왔다. 이제 그는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기타리스트로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 최근에 존 레넌의 미망인인 오노 요코가 정군의 동영상에 직접 댓글을 달아 화제가 됐어요. 그때 기분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사실 전 댓글이 달린 지도 몰랐어요. 팬 중 한 분이 오노 요코의 댓글을 직접 찾아 제게 알려주셨는데, 솔직히 전 그때만 해도 오노 요코가 누군지도 잘 몰랐거든요. 하지만 제가 연주한 비틀스 멤버의 아내였다니, 그 사실을 알고 나선 정말 기분이 좋았죠. 75세 할머니라는데 그렇게 인터넷을 하신다는 것도 놀라웠고요."
- 열 세살의 어린 친구가 비틀스를 안다는 것도 참 신기했는데, 혹시 좋아하는 뮤지션이나 롤모델로 삼고 있는 기타리스트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정말 많아요. 일단 토마스 리브와 독일의 울리 뵈게르샤우센(Ulli Bogershausen), 일본의 코타로 오시오, 이병우 아저씨를 좋아해요. 닮고 싶기도 하고요."
<토마스 리브와 정성하>
- 토마스 리브는 블로그 프로필 사진에도 함께 있던데, 상당히 가까운 모양이에요.
"제겐 잊을 수 없는 뮤지션이죠. 세계적인 어쿠스틱 기타리스트인데다 바디태핑과 퍼커션이 세계 정상급이거든요. 그런데 유튜브에 올린 제 연주 동영상을 보고 먼저 이메일을 보내 주셨어요.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웠고 또 기분이 좋았죠. 지난 2006년에 토마스 리브가 한국에 왔을 때 직접 만나기도 했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제가 리허설할 때 옆에서 연주하는 걸 봐주기도 하고 잘못된 부분은 고쳐주기도 하고, 영어를 잘 못해서 제대로 제 소개를 못 한 게 지금까지도 아쉬울 만큼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나중에 멋진 기타리스트가 돼서 꼭 한번 토마스 리브와 합동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정성하가 자신의 스승으로 꼽은 울리 뵈게르샤우센>
- 참, 블로그에서 울리 뵈게르샤우센이 정군에게 보낸 선물 사진을 봤어요.
"울리 뵈게르샤우센은 제게 스승 같은 분이에요. 제가 계속 기타를 하게 된다면 울리 아저씨와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아질 거라 믿어요. 제 곁에 끝까지 함께 있겠다는 약속도 해주셨고요. 제 해외 홈페이지도 울리 아저씨가 적극 권유해 만들었답니다. 작년에 울리 아저씨가 직접 사인한 엽서와 편지, 두 권의 악보집을 보내주셨는데 정말 기쁘고 행복했어요."
- 그러고 보니 유튜브를 통해 정군에게 연락해 온 외국 뮤지션들이 상당히 많아요.
"네, 이분들 외에도 로렌스 쥬버(Laurance Juber), 마틴 테일러, 월터 루피(Walter Lupi) 등 저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분들도 메일을 주셨어요. 그럴 때마다 정말 반갑고 또 신기해요."
<정성하를 핑거스타일로 인도했던 코타로 오시오>
- 코타로 오시오와 이병우는 어떤 점에서 닮고 싶은 뮤지션인가요?
"코타로 오시오는 제가 처음 핑거스타일에 빠지게 했던 기타리스에요. 그의 '황혼'이란 작품이 제가 처음으로 연주했던 곡이거든요. 그만큼 제겐 큰 영향을 끼친 뮤지션이고 좋아하는 뮤지션이죠. 초창기 공연 때는 거의 코타로의 곡만 연습했을 정도니까요. 이병우 아저씨야 국내 유일의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니까 당연히 좋아하고 닮고 싶죠. 예전에 '새'라는 곡을 연주한 적이 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아저씨만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정말 좋아해요."
- 최근에 트레이스 번디(Trace Bundy)와 함께 무대에 올랐죠?
"네, 그때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 주셨는데 저 역시 인상적인 공연이었어요. 트레이스 번디는 직접 만나보니 정말 친절하고 겸손한 사람이었어요. 다이나믹한 연주 스타일도 좋았고요. 공연이 끝나고 앞으로 계속 연락하면서 필요할 때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까지 해줬어요."
- 그날 함께 연주한 '캐논'이 많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어요.
"맞아요, 저도 정말 신나고 감동적인 연주였어요. 원래 '캐논'은 예정에 없던 곡이었는데, 리허설 때 한두 번 맞춰보면서 느낌이 좋았나 봐요. 연습도 제대로 못 하고 무대에 올랐는데 오히려 무대에서 더 호흡이 잘 맞고 연주도 잘 됐던 거 같아요."
- 혹시 아직 함께 무대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꼭 한번 공연해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음…앤디 맥키(Andy Mckee)와 돈 로스(Don Ross)요. 제 생각에 이 두 분은 다른 기타리스트와 비교해 정말 그루브한 것 같아요. 리듬감이 뛰어나죠. 이분들과 한 무대에 서게 된다면 굉장히 흥분되고 신날 것 같아요. 전 그런 연주가 좋거든요."
-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정군의 연주를 직접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서울에서 공연 스케줄이 확정된 것이 있나요?
"11월 중에 서울 지하철 종각역에 있는 대형 서점 앞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어요. 그때 많은 분을 뵐 수 있다면 좋겠네요."
- 아까 '기타 신동'이 아닌 한 명의 '기타리스트'로 인정받고 싶다는 얘기를 했는데, 앞으로 어떤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은가요?
"전 제 연주를 들은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휴식을 얻었다거나 잃어버린 꿈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해줄 때 가장 기뻐요. 제 연주를 통해 사람들에게 그런 기쁨과 행복, 여유를 가져다줄 수 있는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어요. 아직 어리지만, 그런 기타리스트가 될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대해 주세요."